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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석

MdN 5월호 TRIGGER특집 ① TRIGGER의 역사를 이야기하다

그림을 클릭하면 MdN 2017년 5월호 소개 페이지로 이동합니다



대표 오오츠카 마사히코와 애니메이션 감독 이마이시 히로유키가 TRIGGER의 역사를 이야기하다


TRIGGER는 베테랑이 중심을 이루고 있긴 하지만 설립으로부터 아직 5년 반 정도의 젊은 애니메이션 스튜디오다. 하지만 그간 만들어진 작품은 놀라울 정도로 다양하고, 만드는 사람의 진심이 느껴지는 것들 뿐. 스튜디오 설립 전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의 작품들을 돌아보면서, 설립 멤버인 오오츠카 마사히코 대표와 애니메이션 감독 이마이시 히로유키 씨가 TRIGGER의 발자취를 이야기해 주었다.


1 TRIGGER 이전의 역사 - 가이낙스의 기억


---TRIGGER는 신세기 에반게리온(1995-96) 으로 알려진 애니메이션 제작회사 GAINAX에 계셨던 오오츠카 씨와 이마이시 씨, 제작 진행의 마스모토 카즈야 씨가 GAINAX를 퇴사하고 만든 스튜디오입니다. 현재 TRIGGER에 소속된 중심 멤버는 GAINAX 가 제작한 천원돌파 그렌라간(2007) 이나 팬티&스타킹 with 가터벨트(이하, 판스토)(2010) 에 참여하고 계셨죠. 이 두 작품에서부터 돌아보면 좋겠습니다.

이마이시 그렌라간 때는 안노 히데아키 씨가 제작한 에반게리온 이후의 흐름이 계속 이어지고 있어서, 로봇 애니메이션은 어딘가 어둡고 리얼한 인상이었죠. 사실은 70년대 정도의 레트로한 작풍이 부흥한 것은 1980년대 중반에서 후반에 걸친 OVA의 시대였는데, GAINAX의 OVA였던 톱을 노려라! (1988-90) 도 그 계통이었지만 에반게리온의 영향으로 완전히 유행이 끝나 버렸습니다. 그래서 레트로 계를 한 번 더 부흥시키고 싶다는 마음으로 만든 것이 왕도 복고풍 로봇 애니메이션 그렌라간이었지요.

오오츠카 안노 씨는 할 수 있는 것과 할 수 없는 것의 선을 긋는 것이 확실한 분이에요. 그래서 에반게리온에는 잘라버린 것이 많이 있었습니다. 저는 그걸 그렌라간에서 할 수 있지 않을까 하고 기대했었죠. 하지만 이마이시 군이 좋아하는 것으로 100% 만들어 버리면 작품으로서는 별로 팔리질 않아요 (웃음). 그래서 캐릭터 디자인을 담당하고 있는 니시고리 아츠시 군을 기용해서 ‘팔리는’ 방향으로 밸런스를 맞췄습니다 (웃음). 


--- 그렌라간 후에는?

이마이시 너무 심하게 열심히 했던지라 아무것도 남아있지 않았습니다 (웃음). 회사에서 총집편 극장판을 만들라고 했지만, 한 번은 거절했을 정도로요. 너무 힘들어서 아무 것도 떠올릴 수가 없었죠. 단, 그렌라간 때 하고 싶었던 걸 웬만큼 다 해 봤지만, 아직도 못 한 게 있었기 때문에 판스토 같은 정반대 기획으로 갔습니다.

오오츠카 판스토는 장난처럼 기획이 시작되었는데, “이런 걸 해도 되나?” 라는 분위기 속에서 메인 스태프는 기운이 넘쳤지만 주변의 스태프들은 억지로 함께하는 것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그렌라간 정도의 일체감은 없었죠. 회사 상황이 그랬던 것도 있겠지만 어쨌든 판스토 이전과 이후로 무언가가 다르다고는 느끼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주요 멤버는 바꾸지 않더라도 환경은 바꾸는 게 좋겠다는 얘기가 됐죠.


이어받은 GAINAX의 유전자


---그 후 2011년 8월에 TRIGGER가 설립되는데, GAINAX 시대에서 현재의 TRIGGER에 이어진 유전자라고 할 만한 것은 있을까요.

오오츠카 하나 있다면 자사 원작이 많다는 것입니다. 에바도 그렇고 그렌라간도 그렇고, GAINAX는 오리지널을 만들고 싶어하는 특수한 스튜디오였습니다. 저희는 오리지널을 만드는 스킬을 갈고 닦았지요. 원작이 있는 작품과 비교하면 만드는 게 힘이 들긴 하지만 엄청난 무기예요. TRIGGER의 아이덴티티라고 해도 좋을 부분입니다.

이마이시 제작면에서 말하자면, GAINAX의 특색인 부분이기도 한데 지위여하를 막론하고 서로 아이디어를 내는 문화가 있어요. 그렌라간 때 이미지 보드 담당자, 캐릭터 담당자, 메카닉 담당자가 각각 캐릭터를 한 사람 그려서, 어느 것이 가장 좋을지를 결정하는 합숙을 했습니다. 이게 뭐가 좋냐 하면, 혼자서 고민하는 시간을 단축할 수 있어요. 동시에 여러가지 가능성을 확 넓힐 수 있지요. 게다가 어느 정도 그림을 그릴 수 있는 사람들이 그린 캐릭터이기 때문에 어느 것이든 채용 가능성 있는 퀄리티를 갖추고 있고요.


--- 그렌라간이나 킬라킬에서 볼 수 있는 만화적인 모습이나, 판스토, SEX and VIOLENCE with MACHSPEED 와 같은 미국 만화 같은 모습을 애니메이션 작품으로 성립시킨 방법론도 GAINAX 로부터 온 것인가요?

이마이시 만화적인 문법은 츠루마키 카즈야 씨 밑에서 배웠다고 생각합니다. 만화 원작을 애니메이션화 하면, 표현이 전부 애니메이션의 문법으로 바뀌어서 잃게 되는 요소가 너무나 많죠. 애니메이션은 집단 작업, 만화는 개인 작업이니까 어쩔 수 없다고는 하지만, 만화의 미묘한 뉘앙스나 공기가 사라져 버려요. 츠루마키 씨는 그것을 싫어하셔서, 만화의 좋은 곳이 있으면 그대로 하시거든요. 안노 씨도 똑같습니다. 그와 그녀의 사정에서는 스크린톤을 그대로 붙여 버리기도 하고, 컷 나눔도 그대로 내보내 버리기도 하고요.

츠루마키 씨도 안노 씨도, 옛날의 애니메이션 제작 룰에 얽매이지 않아요. 재미있는가 어떤가 하는 것 밖에 신경 쓰지 않죠. 애니메이션의 룰에 맞추는 것이 얼마나 재미없는 것인지 알고 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룰을 부숴 버린 그 망설임 없는 모습이 멋졌습니다. 


2 TRIGGER, 탄생


--- TRIGGER 설립 후 작품 발표 순으로 보면, 킬라킬 이전에 YouTube 채널 ‘애니메이션 반장’ 의 WEB애니메이션 인페르노 캅 (2012-23) 이 있었는데요. 이마이시 씨는 수퍼바이저셨군요.

오오츠카 예산이 꽤 긴박해서 평소라면 거절했을 안건이었지만 TRIGGER는 보통 회사가 아니니까 (웃음) 수락했습니다. 그리고 제가 무책임하게 말한 것을 아메미야 (아키라) 군이 실행해 갔죠.

이마이시 저는 킬라킬을 하느라고 바빠서 1화에 1시간 회의를 하는 정도로 참여하는 식이었습니다. 사실은 이거 각본이 존재하지 않는데, 아메미야하고 회의를 하면 플롯 비슷한 게 만들어지고, 다음 단계에서는 아메미야가 그린 그림 콘티에 이미 대사가 써 있었어요.

오오츠카 아메미야는 그걸 ‘자동 시나리오 생성 시스템 H.E.A.V.E.N’ 이라고 부르고 있었지만, 뭐의 줄임말인지는 아메미야밖에 모릅니다. 그냥 그런 게 있다고 생각하시면 되겠습니다 (웃음).


디자인을 극한으로 추구한 킬라킬


--- 킬라킬은 오리지널 작품, 또 회사 설립 시기의 승부를 건 작품이기도 합니다. 승산은 있었는지요?

이마이시 보통 승부를 건 작품은 유명한 원작이 있는 작품으로 하죠.


---유일무이라고 해도 좋은 세계관이나 캐릭터 설정의 발상은 어디서부터 시작되었나요?

이마이시 세일러복이 전투복이라는 아이디어는 나카시마 카즈키 씨. 여자 주인공으로 가자는 건 애초부터 둘의 공동 인식이었습니다. 처음에 나카시마 카즈키 씨의 각본에 변신 요소는 별로 없었지만, 저는 어떻게든 변신 장면을 넣고 싶어서요. 그런 게 없으면 로봇 애니메이션에 있는 것 같은 허세가 몽땅 없어져 버리니까요. 변신하면 왜인지 천의 양이 줄어 버리는 건 나카시마 씨가 엄청 곤혹스러워했지만요 (웃음).


--- 천이 줄어드는 것이, 밝으면서도 색기있는 요소가 되어 있었습니다.

이마이시 여자 주인공의 좋은 부분을 더 표현하고 싶어서, 천이 줄어서 부끄러워한다는 것은 의식적으로 넣었습니다. 실제 제작에 들어가기 전에 완성된 5,6화 정도까지의 각본은 기본 라인이 완전히 주인공의 복수극이었고 ‘여죄수 사소리’ (역주 : 70년대의 전설적인 B급 영화 시리즈로, 여죄수 사소리가 자신을 배신한 남자들에게 복수를 한다는 이야기) 같은 이미지였기 때문에, 좀 너무 어두운 것 같아서요. 거기서 방향을 전환해서 지금의 모습이 되었습니다.


---대담한 이야기는 물론이고, 메카닉이나 소도구, 색채 설계 등, 디자인에의 고집이 굉장히 강하게 느껴졌습니다.

이마이시 그렌라간 때부터 팀으로 디자인을 하는 것에 익숙해서, 그것이 갈고 닦아진...게 너무 심하게 갈고 닦인 작품입니다.


--- 그렌라간의 디자인 웍스나 TRIGGER의 스튜디오 로고 디자인도 담당하신 코야마 시게토 씨 (킬라킬의 아트 디렉터) 의 공적도 크겠지요.

이마이시 그렇습니다. 코야마씨는 기본 메카닉 디자이너지만, 평범한 메카닉 디자이너라면 메카닉 선화를 그리면 끝이고 채색이나 그것을 어떻게 쓸 것인가는 다른 사람에게 맡겨 버리지요. 일의 영역이 분리되어 있기 때문에 아무 말도 하지 않는 거지만, 코야마 씨는 그런 것들을 전부 생각해 줍니다. 그는 일러스트레이터로서의 센스나 기술도 갖고 있지만, 그 표현을 어떻게 하면 애니메이션에 착지시킬지까지 생각합니다. 아까 전에 만화에 대해서 이야기한 것과 같은데, 일러스트로는 아름답지만 애니메이션의 방법론으로는 사라져 버리는 것들을 그렇게 되지 않도록 해 주지요.

코야마 씨의 솜씨는 판스토 때에도 눈에 띄었죠. 색채 설정에서 엄청나게 귀찮은 걸 하고 있는데, 일러스트레이터적인 감성을 살려서 여기에 이 색을 맞추면 이렇게 좋게 된다는 식으로 애니메이션과는 전혀 다른 차원의 이론을 쌓아 가서 애니메이션의 제작공정에 착지시킵니다. 그런 식으로 일러스트와 애니메이션의 거리를 좁히는 역할을 해 주었습니다.


--- 본 작품에서 단숨에 유명해진 폰트 ‘라그랑 펀치’ (실제는 그것을 베이스로 가공) 의 자막도 굉장히 임팩트가 있었습니다.

이마이시 이건 타이틀 로고를 디자인한 이치후루 마사시 씨가 하신 일입니다. 애니메이션에서 폰트를 이렇게까지 고집스럽게 작업하는 일은 거의 없지만, 킬라킬은 각본에 한자를 이용한 장치가 많았기 때문에 자막으로 내보내지 않으면 알기가 힘들지요. 나카시마 씨는 극단 신칸센의 무대에서도 글씨를 읽어야만 알 수 있는 말장난을 피로하는 경우가 많은데, 무대 위에서는 글씨를 투영하거나 배우가 직접 쓰거나 합니다.

역시 이것의 바탕은 에반게리온으로 익숙한 자막 폰트 (마티스 EB) 입니다. 그건 GAINAX의 Mac에서 만들었어요. 당시의 애니메이션은 전부 아날로그여서, 전용 출력기로 폰트를 직접 셀화에 출력했습니다. 평범한 애니메이션 회사에서 그런 기계는 갖고 있질 않아요 (웃음). 폰트를 그런 식으로 할 수도 있다는 것이 제 머릿속에 그때부터 쭉 남아있었던 것 같습니다.


리틀 위치 아카데미아의 도전


--- 아니메미라이 2013의 리틀 위치 아카데미아 (2013)도 초기 TRIGGER를 상징하는 작품인데요.

오오츠카 아니메미라이 쪽에서 제의가 와서, 누가 감독을 맡아주면 좋겠다...는 정도로 밑져야 본전, 요시나리 (요우) 군에게 말을 걸어 보니 의외로 OK가 왔어요.

이마이시 요시나리 씨는 원래 요령을 피우지 않는 애니메이터입니다. 저는 뎃생이나 투시 같은 기술적인 면을 엉터리로 속여넘기는 걸 미학으로 하고 있습니다만 (웃음), 요시나리 씨는 그 미학을 이해하고 그 위에 일관성을 가지도록 해 주지요. 그건 리틀 위치 아카데미아의 연출에서도 그랬습니다. 보편적인 제재를 안정적인 장면이나 정공법의 연기를 이용해서 평범하게 완성해 버립니다. 대단하다고 생각하죠.


---’파일럿’ 이라고 하기엔 송구스러운 퀄리티였는데요.

이마이시 기본적으로 화력(画力)의 폭력이니까요 (웃음). 신인 육성이니까 대충대충 한다던지 그런 생각은 전혀 없습니다. 영화/TV시리즈/OVA라는 울타리도 전혀 없습니다. 타협도 농땡이도 도망도 없습니다. 그게 바로 요시나리 씨 이지요.


--- 리틀 위치 아카데미아는 해외에서도 큰 반향이 있었는데요. 그것이 속편 리틀 위치 아카데미아 마법장치 퍼레이드 (2015) 의 크라우드 펀딩을 이용한 모금에도 이어졌습니다.

오오츠카 프로젝트의 특성상, 이익은 낼 수가 없습니다. 하지만 모처럼 만든 것이니 한 명이라도 더 많은 사람들이 볼 수 있도록 YouTube에 공개했습니다. 해외 분들이 볼 수 있는 기회도 만들고 싶었기 때문에 영어 자막도 넣었죠.

공개하고 나니 해외 분들의 코멘트가 더 많았습니다. 그 중에 “공짜로 보는 건 미안하니까, 돈을 내고 싶다” “킥스타터 해 보면 어떨지” 하는 것도 있었죠. 그 때 딱 속편 얘기도 나오고 있어서, 원래 제작비는 확보가 되어 있었기 때문에 킥스타터 분으로 상영시간을 더 늘려 보려고 한 거죠.


--- 최종적으로 62만 5,518달러 (약 7,400만엔) 정도의 자금이 모였는데요, 어떻게 그렇게 많은 지지가 모였던 걸까요.

오오츠카 비단 리틀 위치 아카데미아 뿐만이 아니라, 해외를 향한 작품의 공지는 다른 회사들보다 적극적으로 하려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이유는 상업적인 얘기지만, 국내용으로 소프트를 팔아서 장사를 하는 것은 이미 어려워졌으니까요. 거기에 해외의 팬을 보태면 돈을 내 주는 사람의 분모가 커지고, 비지니스가 돌아갑니다. 또 그렌라간과 판스토의 해외 반응이 좋기도 했고, 해외 팬 분들이 “TRIGGER는 우리들도 봐 주고 있다” 고 느낀 건지도 모르겠습니다.


3 확장하는 TRIGGER


---두 개의 리틀 위치 아카데미아 사이에는, 이능 배틀은 일상계 속에서 (2014) 같이 라이트 노벨을 원작으로 하는 작품도 제작하고 계셨습니다.

오오츠카 오리지널 작품을 계속하는 건 정말 힘듭니다. 디자인도 세계관도 제로부터 만들어야만 하니까요. 이건 킬라킬 방영 전에 TRIGGER를 지명해서 온 기획이었습니다. 요컨대 그렌라간 같은 것 뿐만이 아니라 이런 것도 해 주었으면 좋겠다고 그쪽에서 생각해 주었다는 증거이지요.


--- 닌자 슬레이어 프롬 애니메이시욘 (2015) 도, 지명이 온 것이었나요? 뭐라고 해야할지, 전위적이라고 할까, 펑키하다고 할까, 괴작인데요 (웃음).

오오츠카 한정된 조건 안에서는 이런 것밖에 못 한다고 솔직하게 전달하고, 거절 당할 거라고 생각했는데 그렇지 않았던 거죠. 시리즈 디렉터였던 아메미야에게도, 싫으면 싫다고 하라고 했는데 이런 거라면 할 수 있겠다고 하더군요 (웃음).

저는 아메미야를 굉장히 신뢰하고 있습니다. 그림을 그리는 사람이지만, 그림에 의지하지 않는 사람이지요. 간격이나 편집으로 작품의 재미를 만들어 낼 수 있는 사람이고요. 어떻게 하면 재미있어질까 철저하게 생각하고. 거기다 그 작풍. 용기가 필요하지요. 연출로서의 솜씨는 대단해요. 저보다도 훨씬 센스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미국 만화를 인용한 5색의 표현


---- 2015년에는 日本アニメ(ーター)見本市에 애니메이션 제작으로 4 작품 참가하고 계신데요. TRIGGER 감독작은 그 중 2편, 이마이시 감독님의 SEX and VIOLENCE with MACHSPEED (이하 SVM) 와 아메미야 감독님의 전광초인 그리드맨 boys invent great hero (이하 그리드맨) 입니다.

이마이시 SVM는 코야마 씨와 와카바야시 (히로미/TRIGGER 기획 담당) 의 3명이서 생각한 것입니다. アニメ(ーター)見本市에서 대선배들의 작품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되었을 때, 이건 요령을 피울 수가 없겠다고 생각했어요. 예산도 어느 정도는 들이게 될 거고 모두들 퀄리티 쪽으로 가게 될 거라는 건 알고 있었습니다.

단, 사실은 처음에 예상되었던 라인업에는 더 이상한 작품이 많았어요. 그걸 보고 있자니 “이런 엄청난 얘기들이 있으니 평범한 방향으로 만들면 질 거 같다” 고 생각해서요. 어떻게 하면 이 안에서 “이거 만든 애 바보인가?” 하는 느낌이 될지만을 생각해서 만든 것이 SVM입니다. 하지만 라인업에 있던 이상한 작품 중에는 애초에 만들어지지 않은 것도 있었기 때문에…


--- 결과 SVM은 붕 뜨는 존재가 되었군요 (웃음).

이마이시 원래 TRIGGER는 저희들이 만들고 싶은 것을 만들기 위한 회사이지만, 그 TRIGGER에서도 만들 수 없는 것을 만드는 것이야말로 저에게 있어 최고의 이익인 거죠. 회사로서는 별로 얻는 게 없을 지도 모르겠지만 (웃음). 그래서 TRIGGER에서조차도 통과되지 않는, 그러면서도 재미있는 것으로 하자고 각오를 했어요. Web으로 공개된다고 들었기 때문에 얼마든지 화면이 확확 바뀌어도, 얼마든지 야한 농담을 집어넣어도 괜찮을 거라고 생각했지요 (웃음).


--- 적은 수의 색으로 구성된 색채가 눈에 띄었는데요.

이마이시 기본적으로 5색만, 노랑, 검정, 빨강, 오렌지, 하양 으로 구분해서 칠하고 있습니다. 미국 만화의 인용이지요. 킬라킬에서 코야마 씨와 회상 신의 색을 만들었을 때에, 소년 점프의 2색으로 인쇄한 페이지가 좋다는 얘기가 나왔거든요. 흑백과는 다른 독특한 깊이가 있죠. 그렇다면 그런 느낌으로 회상 신을 전부 만들어보면 어떨까 하고요. 머리카락과 옷이 짙은 색이라면 같은 색, 눈과 신발 색이 비슷하면 같은 색, 이라는 식으로. 단편이라면 그런 발상으로 한 편 전부 그렇게 해도 괜찮을 거라고 생각했죠.


--- 아메미야 씨가 감독을 맡은 그리드맨에 대한 인상은?

이마이시 메카닉 성애와 변태성의 광기랄까, 임팩트가 굉장했어요. 완전히 미쳤죠. 지금까지 많이 만들어왔던 로봇의 합체 신을 전부 새롭게 그리다니 (웃음). 변태라고 생각했어요. 또 인물 신에 신기한 정서가 있어요. 아메미야의 그 자질을 이제부터 활짝 피워주었으면 좋겠습니다. 우주 패트롤 루루코(이하, 루루코) (2016) 에서는 그 문이 열렸지요.


폭넓어지는 작풍, 성장하는 스탭


--- 루루코는 아메미야 씨가 제 2 감독이었는데요. 

이마이시 루루코는 AΩ・노바 군이라는 캐릭터가 등장하는데, 그 캐릭터의 조형은 거의 아메미야가 했습니다. 어떤 애인지, 어떤 리액션을 하는지, 대사 만들기 등등. 저는 거의 터치하지 않았습니다.

GAINAX 시절과 똑같이, 저도 자기 주장이 강한 사람을 채용하는 위치에 있기 때문에, 어떤 사람이 캐릭터에 보통이 아닌 고집을 가지고 있다고 느끼고 그게 제가 좋아하는 캐릭터와 대립만 하지 않으면 좋을 대로 하라고 맡겨 버립니다. 노바 군을 아메미야에게 맡긴 것도 그런 이유였습니다. 결과적으로 저에게서는 나오지 않는 분위기를 낼 수 있었지요.


--- 루루코는 이마이시 감독님의 기획이었는지요?

이마이시 그렇습니다. 기획을 내서는 허사가 되기도 하고, 제출해서는 모두에게 무시 당하기도 하고, 를 장기간에 걸쳐 반복하고 있었습니다. 그러자 모회사의 울트라 슈퍼 픽처스가 기획한 ULTRA SUPER ANIME TIME의 방영 이야기가 왔기 때문에 엄청나게 밀어붙여서 겨우 기획이 통과되었습니다 (웃음). 사실은 3년 전에 쓴 전 52화분의 플롯이 있었어요. 그걸 처음 부분의 12화만 하고 시즌 2,3,4는 나중에 하자고 하는 꿈을 가지고 있었지만, 하는 도중에 시즌 1만으로는 지루하다는 걸 알게 되어서요. 결국 12화에 52화 분의 내용을 압축해서 넣어 버렸습니다  (웃음).


--- 같은 시기에 회사 외부의 코바야시 히로시 감독을 기용한 키즈나이버 (2016) 가 있었습니다.

오오츠카 블랙★록슈터 (2012) 에 참가했을 때, 각본이었던 오카다 마리 씨와 잘 맞았어요. 그래서 기획을 다듬는 부분부터 함께 했습니다. 애초에 이마이시 감독작이 아니라 다른 분이 감독을 하는 것이고, 그래서  내용적으로도 지금까지 피해 왔던 것을 일부러 하는 식으로 만들고 싶다고 생각했죠. 그래서 코바야시 씨 (블랙★록슈터 그림 콘티/연출. 이마이시 히로유키 감독과 공동작업) 에게 말을 해 보니 흥미를 보였기 때문에 부탁했습니다.

사내에서는 나오지 않는 테이스트가 있어서 재미있었지요. 오카다 씨 특유의 끈적한 느낌도 있었고, 연출의 농후함도 있었고요.

이마이시 코바야시 씨도 요시나리 씨와는 다른 의미로 도망치지 않는 화면을 만드는 사람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신인이 그리기에 어려운 작품이었다고 생각하긴 하지만, 기본이 제대로 되어있기 때문에 이걸 통과하면 앞으로 어떤 것이라도 그릴 수 있게 될 겁니다. 키즈나이버에는 신인 육성 작품으로서의 요소가 있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4 TRIGGER의 현재


--- 올해 1월, 드디어 리틀 위치 아카데미아 의 TV시리즈가 시작되었습니다. 아니메미라이 판이나 극장판 때와는 진행 방법에 다른 점이 있는지요?

오오츠카 요시나리 군은 하고 싶은 아이디어를 자꾸자꾸 내 오는 사람입니다. 아니메미라이 때는 제가 각본으로 참여해서 요시나리 군의 아이디어를 정리했지만 꽤 힘들었습니다. 그 다음은 TV시리즈라서 이러다 안 끝나겠다 싶었죠. 거기다 이번에 저는 몸이 둘이라도 모자랄 지경이어서요. 극장판의 각본을 써 주셨던 베테랑 시마다 미츠루 씨에게 시리즈 구성을 부탁드릴 수 있어서 불안의 대부분이 해소되었습니다 (웃음).


--- 두 작품 이전의 시간 나열이나 이야기를 앗코의 입학 때부터 그려가는 것은 처음부터 정해져 있었나요?

오오츠카 아니메미라이 판을 만들었을 때 만약에 TV시리즈로 만들게 된다면 이야기를 리셋하는 수밖에 없다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30분 완결로 알 수 있는 구성이기 때문에, ‘제1화’ 같이는 안 되죠. 마법장치 퍼레이드는 그 속편이고요. 하지만 앗코의 입학보다도 더 이전부터 그려나가는게 좋지 않았을까 하고 지금도 생각해요. 저 자신이 대학(오사카 예대) 에 진학하는 데 있어 여러가지 생각했던 게 있기도 하고, 애초에 모르는 곳에 간다는 게 인생에 있어 굉장히 드라마틱한 일 아닙니까. 하지만 요시나리 군은 그런 경험이 없어서, 입학 전의 앗코에게는 별로 관심이 없더라구요 (웃음). 뭐, 관심이 없는 걸 해도 소용이 없으니까요.


--- 세 개의 리틀 위치 아카데미아를 거친 요시나리 씨의 감독으로서의 모습은 어땠는지요.

오오츠카 GAINAX나 TRIGGER의 원화맨은 손이 많이 갈 것 같은 제안을 감독에게 가지고 오고, 저는 그걸 배제하는 입장이지만, 요시나리 군은 그런 것들을 제대로 들어 줍니다. 이런 거 하고 싶은 거지? 그럼 이렇게 하는 게 더 좋아, 하고. 이거에 대해서는 감탄하죠. 젊은 친구들이 가지고 온 아이디어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 시켜 주는 거죠. 원화맨으로서는 굉장히 동기 부여가 되고, 배우는 것도 많고요. 대단하고 생각했습니다.


생산자의 얼굴이 보이도록 


--- 5년 반에 걸친 TRIGGER의 성장은, 소속되어 있는 크리에이터 여러분의 성장이기도 한 것처럼 보입니다. 최근에는 스시오 씨의 개인전이 열리거나, 아메미야 씨가 게임 작품인 GRAVITY DAZE 2 의 스페셜 애니메이션에 참가하는 등 TRIGGER 소속 크리에이터의 개인 활동이 눈에 띄는데요.

오오츠카 만드는 사람, 요컨대 ‘생산자’ 의 얼굴이 보이도록 한다는 건 GAINAX 시절에서부터 의식하고 있었습니다. 일본에서는 작품이 먼저고, 만드는 사람이 앞에 나서지 않는 게 좋다는 풍조가 있지만, 그들은 표현하는 사람이기도 합니다. 옛날 예술가들도 자기 자신을 어필하지 못하면 후원해 주는 사람을 구할 수 없었죠. 현대에 와서도 개개인을 어필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만드는 사람이 매력적이면, 젊은이들이 동경해서 이 업계에 들어오게 될 거고, 작품을 더욱 더 재미있게 볼 수도 있게 됩니다. 만드는 사람이 앞에 나서는 것은 절대 감상을 방해하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미야자키 하야오 씨 같이 본인이 작품과 비슷할 정도로 재미있는 예도 있지만 (웃음). 어쨌든, TRIGGER 사원 중에 그런 것이 싫지 않은 사람은 이후에도 되도록이면 앞에 나서게 하고 싶습니다.


--- 앞으로 TRIGGER의 작품을 어디를 향해 발신해 가실 생각이신지요?

오오츠카 아까도 이야기했지만, 역시 세계입니다. 인터넷 배포라면 그렇게 할 수 있지요. 제가 계속 바래왔던 것이 실현 가능한 인프라가 등장하고 있으니까요.

이마이시 저희들 세대는 애니메이션 재방송을 보면서 자랐습니다. 그래서 리얼타임으로 보는 것 같지만 5년 전 작품이거나 했던 거죠. 이제는 Netflix나 hulu에서, 젊은이들도 옛날 작품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재방송 되었다고 해서 스튜디오가 돈을 버는 건 아니지만 (웃음).

오오츠카 하지만 이마이시 작품을 세계 어느 곳에서도 볼 수 있게 되고, 이 감독의 작품은 인기가 있는 것 같다고 알게 되면, 해외에서 이마이시 감독에게 오퍼가 오는 겁니다. 제작비도 지금의 국내 작품보다 커지겠지요. 세계에 발신하는 것을 전제로, 세계의 감상을 견뎌 내는 작품을 만든다. 그런 가능성이 있다면 애니메이션도 제법 쓸모가 있는 건 아닐까요.






디자인 관련으로 유명한 잡지 월간 MdN의 2017년 5월호에 실린 인터뷰입니다. 해석이 너무 늦었네요.

트리거 특집호(무려 80페이지 정도 됩니다)였기 때문에 볼만한 기사가 많았는데, 그 중에 하나를 해석해 보았습니다. 

애니메이션 잡지가 아니기 때문에 인터뷰에서 등장하는 작품에 일일이 설명이 붙어 있었지만, 이 글에 관심이 있으실 분들은 거의 다 아는 내용일 것 같아서 해석하지 않았습니다.

또, アニメ(ーター)見本市는 어떻게 해석해야 할지 고민하다가 그냥 그대로 올립니다.


이곳에 쓰여진 기사와 사진은 MdN의 것이며 저에게는 아무런 권리도 없습니다. 문제가 생길 경우 바로 삭제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