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고와 패키지를 통해 애니메이션 작품을 인상에 남기는 디자이너, 우치코가 토모유키 인터뷰
팬에게도 가장 친밀하고 중요한 애니메이션 상품. 그것은 사운드트랙 CD 나 DVD, Blu-ray 등 소프트 류는 아닐까. 주식회사 채널 프로덕션의 대표 우치코가 토모유키 씨는 애니메이션 소프트웨어 패키지 디자인을 다수 다루는 디자이너. 최근에는 타이틀 로고와 패키지뿐만 아니라, 애니메이션 본편에 참여하는 일도 많아지고 있다고. 애니메이션 작품의 "외부"에서 참여하는 재미와 어려움을 우치코가 씨에게 들어보았다.
음악 CD의 자켓 디자인, 애니메이션의 세계로
---어떤 계기로 애니메이션 DVD 등의 패키지를 다루게 되셨나요?
우치코가 원래는 음악CD의 자켓 디자인을 하고 있었습니다. 작업과는 별개로, 애니메이션과 만화는 계속 좋아했었어요. 2000년경부터 일반 아티스트가 애니메이션의 주제가를 노래하는 일이 많아졌죠. 그러자 "우치코가 군, 애니메이션 좋아했었지?"하고, 애니메이션 한정 자켓과 사운드트랙 CD의 디자인 의뢰가 오게 되었습니다. 이제까지의 애니메이션 CD 대신에, 좀 더 아티스트에 근접한 디자인을 해 주었으면 좋겠다는 거였죠. 그 당시는 타이틀 로고와 DVD 등은 다른 분이 작업하고, 저는 CD 자켓만 담당하고 있었습니다. 그 와중에 천원돌파 그렌라간(2007년)과 크게 휘두르며(2007년) 두 작품의 프로듀서가 거의 동시에 전화를 주셔서, "기존의 애니메이션 같은 문맥이 아닌 사람에게 일을 부탁하고 싶다" 하는 요청이 와서 처음 DVD 자켓의 작업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때까지는 음악 쪽 사람이라고 인식이 되어 있었죠.
---디자인 학교에서 기초를 공부하신 건가요?
우치코가 네, 저는 아이치 현 출신으로 나고야의 디자인 전문학교에 다녔습니다. 졸업 후에 상경해서, CD 자켓을 디자인하는 일을 하고 싶었지만 어떤 커넥션도 없는 상태였죠. 그래서 도쿄에 와서 알게 된 뮤지션 지망생의 CD를 프로듀스에 가까운 형태로 발표하고, 자켓 디자인도 하고, 처음에는 작은 잡화점이나 서점에 가지고 갔습니다. 조금씩 유통을 넓혀서 타워 레코드나 TSUTAYA에서도 진열하게 되었습니다. 직접 주문하고 직접 받는 형태지만, "CD 자켓을 디자인했다" 라는 실적이 생긴 거죠. 제 레이블의 밴드가 다른 밴드와 함께 공연을 하면 상대 쪽 밴드도 "멋진 자켓이네요."하고 관심을 보이고, 일을 의뢰해 주기도 하고요. 음악 잡지와 패션 잡지에서도 자켓을 실어 주거나, 취재를 하러 오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지명도가 오르게 된 거군요.
우치코가 그렇습니다. 다행히 CD도 많이 팔렸거든요. 기동전사 건담 SEED의 CD 자켓을 의뢰해 주신 담당자 분은 제가 인디 레이블을 하던 때 CD를 사 주시고, 라이브에도 와 주신 분입니다. 건담 SEED 때, 처음 선라이즈에 회의를 하러 가게 되었죠. 그 무렵부터 일러스트를 발주하기 위한 러프를 직접 그렸습니다.
스스로 컨셉을 결정하고, 재킷 그림의 러프도 그린다
---애니메이션의 CD 나 DVD의 경우 디자인에 제약이 있지 않은가요?
우치코가 다른 디자이너 분들은 어떨지 잘 모르겠지만, 실은 의외로 제약이 적습니다. 완전히 맡겨주신다고 할 순 없지만, 작품 자료 등을 받아 보고 나서 제가 제안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작품에 대한 이해도가 저의 장점이라고 생각하고 있는데, 어느 제작사의 프로듀서가 "이렇게 회의와 협의를 하고, 자료를 달라고 하는 디자이너는 우치코가 씨 밖에 없다"고 말씀하셨다고 하더군요. "자켓 일러스트는 일반적으로 제조사에서 발주가 온다"고 하시는데 저는 일러스트의 컨셉과 러프를 스스로 만들어서 제조 업체와 스튜디오 스탭 앞에서 발표합니다.
---그러한 개념이나 러프는 클라이언트에게 부탁받은 게 아니라 자발적으로 그렇게 하시는 건가요?
우치코가 처음에는 그렇습니다. 음악 CD 자켓의 경우에는 사진은 누가 담당할지, 디자이너는 누구를 할지 스스로 생각해야만 하죠. 게다가 어떤 장소에서 어떤 컨셉으로 찍을 건지, 최종적인 그림의 이미지를 제가 결정하고 있었습니다. 사진 수에서 레이아웃을 생각하는 게 아니라, 어떤 그림이 필요한지를 제시하는 거죠. 그런 생각을 애니메이션에 도입한 거라고 보시면 됩니다. 아마도 CD나 DVD 자켓은, 제조 업체의 프로듀서가 "이런 식으로 해 주세요" 하고 러프를 그렸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거기에, 제가 디자이너의 관점, 아트 디렉터의 관점에서 "이런 그림을 원한다"고 주문을 하는 거죠. 거기부터가 제 일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디자이너가 구체적인 러프 (주문 일러스트)를 제출하는 것에 대해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일러스트레이터도 있습니다. "이런 아이디어는 떠올리지 못했다" "생각할 시간을 절약 할 수 있어서 좋다"는 분들도 있고, "말씀하신 그대로 그려야만 하나요?" 하는 분도 계신 것은 경험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적어도 한 번은 얼굴을 맞대고 회의를 할 수 있게끔 부탁드리고 있습니다. 누가 어떤 식으로 의뢰를 하고 있는 건지 알고 있는 게 좋을 거고, "어디까지나 러프이고, 자유롭게 그려 주시면 됩니다" 라는 뉘앙스를 전하기 위해서라도 한 번은 애니메이터와 만날 수 있게끔 합니다.
애니메이션의 판권 일러스트는 공동 작업이지요. 선화만 그리는 사람이 있고, 색칠하는 사람이나 특수한 효과를 넣는 사람이 있는 등 분업하고 있기 때문에, 말을 전하는 걸 계속하다 보면 컨셉에서 벗어나기도 하지요. 저는 처음에 무엇을 목표로 해야할지 방향을 제시하고, 프로듀서에게도 설명하고, 흔들림이 없도록 컨트롤합니다. 특히, Blu-ray 등은 콜렉션 성이 높기 때문에, 정렬했을 때 통일감이 나게 할 것인가, 또는 권마다 굳이 다르게 할 것인가 등을 포함하여 캐릭터의 크기와 색상의 톤도 생각하고 있습니다.
---반대로 말하면, 제조사는 거기까지 생각하고 있지 않다는 건가요?
우치코가 그건 프로듀서에 따라 다르기 때문에, 먼저 어떻게 팔고 싶은 것인지, 누구에게 팔고 싶은 것인지를 물어봅니다. 예를 들어, 아이카츠!(2012년)의 경우 이미 프리큐어나 프리티 리듬 같은, 소녀를 위한 애니메이션이 먼저 방송되고 있었기 때문에, 그 작품과 어떻게 거리를 두고 어떻게 묻히지 않고 돋보이게 할지를 저 나름대로 생각했습니다. 그 결과 아이카츠!CD는 실제로 구입하는 아빠와 엄마, 그리고 음악 팬들도 따라 올 가능성도 고려해서 여자아이 용 애니메이션으로서는 조금 수준이 높아졌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아이들이 좋아하는 요소도 잊지 않고 넣어 두었죠.
팬들이 "따라하고 싶다"고 생각하는 로고
---CD 나 DVD뿐만 아니라 작품의 타이틀 로고도 디자인하고 계시지요?
우치코가 네. 감독님과 만나서 로고를 만드는 경우도 있고, 프로듀서와 단독으로 협의해서 만드는 경우도 있습니다. 어떤 경우에도 구체적으로 "이런 로고를 디자인 해 주세요"라는 주문은 많지 않습니다. 시나리오나 콘티, 캐릭터 디자인을 보고, 그 위에 제안을 하지요. 하지만 감독님께 어떤 이미지가 있는 경우에는 먼저 요청을 듣고, 감독님에 따라서는 직접 로고 이미지 안을 만들어 오는 분이 계시기도 하고 여러 타입이 있습니다.
---장르에 치우치지 않고 다양한 작품의 타이틀 로고를 다루어 오셨는데요.
우치코가 어떤 작품이어야 하는지, 무엇이 작품의 중심인지를 최우선으로 생각합니다. 그렇게 보면 저 자신에게는 별로 작가성이 없을지도 모르겠네요. 제 회사는 "채널 프로덕션"라고 하는데요, "채널을 바꾸면 다른 것이 나온다"라는 의미가 담겨져 있습니다. NHK스러운 디자인이 있어도 좋고, 드라마에 강한 TBS 풍의 디자인이 있어도 좋다. 다양한 색이 강한 후지 TV 같은 디자인도 좋고, 채널을 전환하여 다양한 디자인을 하고 싶다고, 학창 시절부터 쭉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비교적 제각각인 디자인에서도 대응이 가능한 것이지요.
Angel Beats!(2010년)의 경우에는 "동인지를 만드는 팬이 따라하고 싶어하는" "패러디 되는 로고" 나아가 "스탭이 낙서를 했을 때 그리기 쉬운 로고"를 생각했습니다. 지금의 애니메이션은 축제가 되고, 유행이 되거나 확산되면 될수록 좋으니까요. 당시 Angel Beats!는 팬 분들이 로고 생성기 같은 것을 만들어 주시기도 하고, "따라하기 쉬운 로고"라는 점에서 잘 된 것 같습니다. "코스프레 하고 싶은" "그려보고 싶은" "해보고 싶은" 것이 지금 시대에 중요한 것 같습니다.
---또, 애니메이션 본편에 등장하는 아이템도 디자인하고 계시지요.
우치코가 네, 처음에는 Angel Beats!에서 극중에 등장하는 밴드의 로고도 만들어 달라는 의뢰가 왔습니다. 로고는 극중에서 사용할 뿐만 아니라 상품에도 이용하고 싶다는 거였죠. 아이카츠!에서는 스타 라이트 학원의 문장을 디자인하여 그것이 카드 게임에도 사용되었습니다. 단간론파 희망의 학교와 절망의 고교생 The Animation(2013년)은 Angel Beats!의 키시 세이지 감독님께서 극중 다양한 아이템과 그래픽을 디자인 해 달라는 의뢰를 해 주셨고요. 제가페인 ADP(2016년)도 마찬가지로, 극중에 나오는 광고나 모니터 류를 디자인 해 달라는 이야기에서부터 시작해 포괄적으로 Blu-ray 등의 패키지 쪽 디자인의 이야기로까지 발전했습니다.
세계관을 전달하기 위해 패키지나 로고 등 외부 디자인을 하고 있자니, 이번에는 극중에 등장하는 아이템 등 내부 디자인의 요청이 오게 되었습니다만, 어느 쪽이 먼저, 라는 건 없습니다. 왜냐하면 아이카츠!에서 디자인한 CD 재킷이 애니메이션 본편에서 사용 된 적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성지 순례도 그렇지만, 현실과 애니메이션과의 상관 관계, 시너지 효과가 중요한 것이겠지요.
"외부"사람을 적극적으로 끌어들인 작품
---우치코가 씨처럼 디자이너로서 애니메이션 상품이나 작품에 참여하고자 하는 사람에게 조언이 있다면?
우치코가 단순히 애니메이션 디자인을 좋아하는 것만으로는 계속 애니메이션적인 디자인 밖에 할 수 없는 것 같습니다. 처음에 말했듯이, 저는 음악 쪽 사람이었기 때문에 이 일을 시작한 당초에 당시 애니메이션 업계의 주류와는 다른 문법으로 들어갔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도 저를 찾아 주시는 거겠지요.
---애니메이션 이외의 디자인도 알아 두는 것이 좋다는 것이군요.
우치코가 애니메이션을 좋아한다면, 애니메이션의 디자인은 자연히 눈에 들어오니까요. 하지만 너무 엄격하게 선을 그어서 생각하지는 않아도 될 것 같아요. 제가 애니메이션 디자인 밖에 하지 않는 것도 아니고, 애니메이션의 세계도 폭넓어지고 있으니까요.
---우치코가 씨로서는, 애니메이션의 바깥쪽과 안쪽 모두에 관여하고 있다는 생각이신가요?
우치코가 손님과 제작진 사이에 위치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지금까지 그렌라간이나 잔잔한 내일로부터(2013년) 쿠로무쿠로(2016년) 스탭 토크 이벤트에 불러 주셨을 때도, 도망치는 건 아니지만 "팬 대표입니다"라고 먼저 말해 버립니다 (웃음). 물론 다른 팬 분들보다 먼저 시나리오를 읽을 수 있는 입장에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실제로 애니메이션을 만들고 있는 제작 현장에 대해서는 모르는 것이 더 많으니까요. 단순히 "애니메이션이 좋아"라고 단순히 유행을 따라가는 마음으로 디자인을 생각하고 있는 부분도 있기 때문에, 독특한 거리감이 있어요. 만약 "스튜디오에 자리를 마련해 드리겠습니다" 라는 말을 들으면 "아뇨, 괜찮습니다"고 사퇴할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렇게까지 내부의 인간이 아니기 때문에 가능한 디자인도 중요시하고 싶습니다 (웃음).
오늘은 깊이 관여 할 수 있었던 작품의 이야기를 했지만, 저와 같은 외부인을 적극적으로 끌어 들여주는 작품은 앞으로 더욱 더 많아질 거라고 생각합니다. 애니메이션이 다양한 루트에서 축제처럼 퍼져 나갈 때, 개방적인 작품이 더 좋은 결과를 가져오는 게 아닐까요.
+오랜만에 올려봅니다. 이런 뒤에서 일하시는 분들 이야기를 듣는게 전 참 좋더라구요.
이곳에 올려진 인터뷰와 사진의 저작권은 전부 만드신 분들께 있습니다.
원본은 이곳으로 https://akiba-souken.com/article/28166/?page=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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